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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고나면 오르는 재료비…동네식당 사장님은 "울고싶다"

등록 2025.06.15 08:01:00수정 2025.06.15 08:32:2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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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년 만에 계란 한 판 7000원 돌파

서민음식 '라면'은 전년대비 6.2%↑

"생활 물가 문제 여야 협력해야"

[서울=뉴시스] 황준선 기자 =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업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. (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.) 2025.06.12. hwang@newsis.com

[서울=뉴시스] 황준선 기자 =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업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. (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.) 2025.06.12. [email protected]

[서울=뉴시스]권혁진 강은정 수습 기자 = 영등포구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이모씨(59)는 식재료비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. 냉면에 들어가는 계란은 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고 배나 사과 같은 과일도 덩달아 치솟을까봐 걱정이다. 이 씨는 "직장인들 식대가 보통 1만원이라서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"며 "요즘 냉면 한 그릇을 1만원에 파는 곳이 잘 없을텐데 여기 상권을 생각하면 가격 올리기가 더 어렵다. 물가랑 식자재 값이 올라서 너무 힘들다"고 하소연했다.

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섰고 라면 가격은 1년 전보다 6.2%나 상승했다. 이처럼 생활 물가는 무섭게 뛰는데 자영업자들은 가격을 올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.

1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3일 기준 특란 30구의 전국 소비자 가격은 7018원으로 1년 전(6621원)보다 6% 가까이 인상됐다.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돌파한 것은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이다.

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(IA), 전염성 기관지염(IB) 등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했다.

다른 대중적인 식재료인 라면의 상황도 비슷하다.

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라면은 1년 전보다 6.2% 올랐는데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(1.9%)의 3배가 넘는 수치다. 특히 올해 초 농심, 오뚜기 등 식품 업계가 라면 출고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최근 6개월간 라면 가격이 4.7% 상승했다.
[서울=뉴시스] 황준선 기자 = 지난 3월 10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입구역 인근 상가가 공실로 방치된 모습. 2025.03.10. hwang@newsis.com

[서울=뉴시스] 황준선 기자 = 지난 3월 10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입구역 인근 상가가 공실로 방치된 모습. 2025.03.10. [email protected]

이처럼 식재료비가 급등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다.

한국경제인협회의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7명(72.6%)이 지난해 매출이 2023년에 비해 감소했다. 또 자영엽자들은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경영비용으로 '원자재·재료비(22.2%)'를 뽑았다.

중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(52)는 "재료가 바뀌면 단골들이 금세 알아차려서 재료비를 낮추지도 못하고 가격을 인상하지도 못한다"며 "여기 주변 가게들이 다 재료비를 못 내서 빚으로 깔아 놓고 장사하거나 문 닫는다"고 말했다.

8년째 분식점을 운영중인 배모씨(70)도 "시장에서 재료를 살 때마다 깜짝 놀란다. 이젠 라면 가격을 5000원 밑으로 내려서 팔 수가 없다"고 했다. "코로나 전에는 직원도 4명씩 썼는데 지금은 혼자서 할 수 밖에 없다"며 "이 주변에 분식점 4개가 더 있었는데 다 망했다"고 푸념했다.

정부는 물가 안정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.

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'라면 2000원'을 지적하며 물가 문제를 제기했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13일 '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경청 간담회'에서 식품·외식 업계를 만났다.

김 후보자는 "생활 물가 문제는 여야도 없고 대선의 승패도 없고 보수 진보가 없는 문제"라며 "바로 여야가 협력해 머리를 맞대고 풀었으면 좋겠다"고 강조했다.


◎공감언론 뉴시스 [email protected], [email protected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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